한 달 동안 온라인에서 움직인 돈만 약 25조원. 그런데 이상하게도 옷은 예전보다 덜 팔렸다. 소비가 줄어든 걸까, 아니면 우리가 돈 쓰는 방식 자체가 바뀐 걸까?
한국인들의 쇼핑 습관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
우리가 잠들어 있는 순간에도 결제 버튼은 계속 눌리고 있다.
배달음식 한 번, 생필품 주문 한 번, 출근길에 본 상품 하나. 이제 쇼핑은 더 이상 시간을 내서 하는 특별한 행동이 아니다.
그런데 최근 발표된 통계를 보면 그 규모는 생각보다 훨씬 크다.
2026년 7월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무려 25조 954억 원.
단 한 달 동안 온라인에서 오간 돈이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7.3% 증가했다.
📱 25조원 중 약 19.6조원이 스마트폰에서 결제됐다
더 놀라운 숫자는 따로 있다.
전체 온라인쇼핑 거래액 가운데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19조 5,716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온라인 거래의 **78.0%**가 스마트폰에서 발생한 셈이다.
10번의 온라인 구매 가운데 거의 8번이 모바일에서 이뤄지는 구조다.
과거에는 PC를 켜고 쇼핑몰에 접속해 상품을 비교했다면, 지금은 SNS를 보다가 광고를 누르고, 출퇴근길에 가격을 확인하고, 침대에 누워 몇 번의 터치만으로 결제를 끝낸다.
쇼핑몰의 경쟁 상대가 더 이상 ‘다른 쇼핑몰’만은 아닌 이유다.
고객의 몇 초짜리 관심을 누가 먼저 잡느냐가 새로운 경쟁이 되고 있다.

전체 온라인 소비는 늘었는데 모든 상품이 잘 팔린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의류다.
2026년 7월 온라인 의복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1% 감소했고, 모바일 의복 거래액은 무려 9.5% 감소했다.
반면 다른 분야에서는 정반대의 움직임이 나타났다.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전년 대비 8.9% 증가, 음·식료품은 8.1% 증가, 자동차 및 자동차용품은 31.1% 증가했다.
결국 소비자들이 돈을 쓰지 않는 것이 아니다.
돈을 쓰는 장소와 품목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쇼핑 초기에는 목적이 명확했다.
“신발을 사야겠다.”
“옷을 사야겠다.”
필요한 상품을 검색한 뒤 가격을 비교하고 구매했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 소비 환경에서는 상품을 먼저 발견하고 나중에 구매 이유를 만드는 행동도 흔해졌다.
숏폼 영상, 추천 피드, 라이브커머스, 타임세일, 쿠폰, 한정수량 상품처럼 소비자의 시선을 먼저 잡는 방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래서 온라인몰에서 점점 중요해지는 것은 상품의 숫자만이 아니다.
‘발견할 거리’가 얼마나 많느냐다.
상품을 찾으러 들어온 고객뿐 아니라 아무 생각 없이 들어온 고객에게도 새로운 상품을 계속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2026년 7월 기준 여러 상품군을 판매하는 종합몰 거래액은 13조 5,428억 원으로 전년 대비 6.8% 증가했다.
특정 분야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전문몰 거래액은 11조 5,527억 원으로 전년 대비 7.9% 증가했다.
규모만 보면 종합몰이 여전히 크지만 성장률에서는 전문몰이 앞섰다.
이는 온라인 시장이 단순히 몇 개의 초대형 쇼핑몰만 살아남는 형태로 굳어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정 취향, 특정 카테고리, 특정 판매자와 고객을 연결하는 전문적인 쇼핑 공간 역시 계속 성장하고 있다.

25조 954억 원.
숫자가 너무 커서 체감하기 어렵다.
이를 단순히 31일로 나누면 하루 평균 약 8,095억 원 규모의 거래가 온라인에서 발생한 셈이다.
시간으로 환산하면 시간당 약 337억 원이다.
물론 실제 소비는 시간대와 날짜마다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단순 평균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온라인 소비 시장이 얼마나 거대한지 보여주기에는 충분하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시장이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26년 5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약 25조 130억 원, 6월은 24조 6,067억 원, 7월은 다시 25조 954억 원을 기록했다.
‘온라인쇼핑 전성시대가 이미 끝났다’고 말하기에는 여전히 움직이는 돈의 규모가 너무 크다.
상품이 많고 가격이 싸다고 무조건 선택받는 시대는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소비자는 수많은 쇼핑몰과 상품을 동시에 마주한다.
그래서 앞으로는
얼마나 빠르게 발견하게 만드는지,
얼마나 재미있게 둘러보게 만드는지,
얼마나 쉽게 구매하게 만드는지
이 세 가지가 더욱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
누군가는 검색으로 상품을 찾고,
누군가는 SNS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누군가는 할인 알림 때문에 구매하고,
또 누군가는 처음 보는 작은 상점에서 예상치 못한 상품을 발견한다.
온라인쇼핑 시장은 이제 단순한 ‘인터넷 상점’이 아니다.
수많은 상점과 콘텐츠, 할인, 추천 알고리즘이 동시에 소비자의 몇 초를 놓고 싸우는 거대한 디지털 상권이 됐다.
그리고 그 상권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결제 버튼이 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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